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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게임 업계를 호구 취급하지 마라

by 박형택 2024.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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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택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투자

게임 업계를 호구 취급하지 마라

 

15. Jul. 2024

 

최근 일본 고령화 사회의 문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거기에 등장한 노학자는 현재 일본 정부의 노인 정책에 대해서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다양한 문제가 제기가 있었지만, 나에게 가장 크게 와 닿은 내용은 노인의 일에 노인을 배제하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최근 정부에서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게임산업 진흥종합계획 등을 발표하며,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읽어보면 기대감은 확 떨어진다. 어디에도 게임 업계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었다고 느낄만한 부분이 없었다. 게임은 콘텐츠이며, 동시에 소프트웨어이며, 다양한 관련 벤처기업이 있다. 육성, 진흥, 규제 등 관련 부처의 실적이나 이익이 기대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가 주무 부처라고 주장한다. 문화 산업으로서의 이야기할 때는 문체부가 담당을 주장하고, 소프트웨어로서 신기술을 이야기할 때는 과기정통부가 나서서 이야기한다. 기업 육성을 이야기할 때는 중소기업부가 이야기하고, 규제 이야기할 때는 학생들이 많이 한다는 이유로 교육부도 한마디하고, 과몰입 이슈로 보건복지부도 관리 감독을 주장하기도 한다.

 

게임산업은 여기저기 돈벌이 수단으로 팔리는 올리버 트위스트가 아니다. 지금 게임산업에 대한 대우를 보면 자녀의 소득을 노리고, 이혼하면서 양육권 문제로 다툼하던 90년대 유명 아역배우 맥컬리 컬킨이 생각난다. 양육권 문제로 다투던 부모들은 아이의 소득에 관심이 있을 뿐, 성장에는 관심이 없었다. 결국 맥컬리 컬킨은 부모를 상대로 혈족관계 소멸청구 재판을 벌여 승소하면서 법적으로 부모 관계를 청산했다.

 

우리가 학창 시절 부모님과 겪는 많은 갈등의 원인 중 하나는 우리의 문제에 대해서 부모님이 우리의 일에 우리를 배제하고, 부모님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다. 최근 게임산업 관련한 정책을 보면, 게임 업계의 목소리에는 관심이 없고, 게임산업의 결과물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게임산업에 관한 문제에 당사자를 배제하고 결정된다면, 게임 업계는 이에 분노해야 한다. 우리는 미성년자도 아니고, 올리버 트위스트나 맥컬리 컬킨도 아니고, 호구는 더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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