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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서비스할 때, 현지화는 충분히 고민하자.

by 박형택 2024.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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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택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투자
해외 서비스할 때, 현지화는 충분히 고민하자.

28. Jul. 2024

국내 게임 시장의 포화 상태를 이야기하면서, 대안으로 많이 이야기되는 것이 해외 진출이다. 국내 게임의 해외 진출은 오래전부터 있었고,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60% 이상이 게임이 차지할 정도로 국내 게임의 해외 진출은 흔한 일이다.

국내 게임 시장은 규모 면에서도 북미나 중국 등과 비교하기는 어려워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많은 해외 게임이 국내 서비스를 하거나, 한글화할 때 우리는 부족한 현지화에서 관해 많은 비판을 해 왔다. 그러나 정작 국내 게임의 해외 진출할 때, 제대로 된 현지화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크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모든 제품은 거래되는 시장이 있고, 거래량과 가격, 원가 등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발생한다. 따라서 거래량이 많고, 원가가 낮을수록 매출과 이익이 커진다. 게임도 서비스 제품으로 사용자가 많을수록 매출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데, 왜인지 모르지만, 해외 서비스할 때는 원가 절감에 더 신경을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 특히, 게임, 영화 등의 흥행 산업인 콘텐츠 산업은 흥하거나 망하는 경우로 극단적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 원가 절감보다 매출 확대가 더 중요한 산업임에도 원가를 줄이기 위해 현지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내 서비스되는 해외 게임 중 발번역으로 욕먹고 성공한 게임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그런데 해외 서비스 준비 중인 국내 게임 중에는 번역기로 번역한 것보다 못한 번역을 사용한 게임도 있다는 해외 퍼블리셔 담당자의 이야기는 무척 부끄러웠다. 게임 같은 콘텐츠 제품은 공산품과 달리 이성보다 감성이 중요한 제품이다. 현지에 대한 이해도 없이, 문화적 기반을 반영하지 못한 해외 진출은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수업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에 헐리웃 영화 “바비”가 베트남에서 상영 금지당했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 사이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국제 중재재판소에서도 인정하지 않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역 표시인 9단선으로 추정되는 이미지를 영화에 표시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국내에서 제작했지만, 역사 왜곡 문제로 종영된 “조선구마사” 같은 드라마도 있었다.

물론, 해외 서비스에서 현지화가 쉬운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 해외 진출은 문제가 있다. 일정 수준의 현지화를 위한 노력은 해당 국가 게이머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다. 시장 규모가 작아서 제대로 현지화가 어렵다면, 현지화를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설픈 현지화는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영어를 번역하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한글을 보거나,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을 보는 것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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