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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개성과 밸런스

by 박형택 2024.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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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택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투자

캐릭터의 개성과 밸런스

 

21. Jul. 2024

 

게임 투자를 검토하다 보면, 캐릭터가 많다는 것을 강점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캐릭터는 분명 강점이다. 그러나 숫자만 많고, 캐릭터의 개성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캐릭터의 개성은 외모의 차이도 있지만, 플레이의 차이가 중요하다. 최근 서브컬처 게임이 주목받으면서, 외형적 개성만 강조된 캐릭터의 종류만 늘인 게임을 자주 본다. 그러나 정작 플레이해보면, 캐릭터 사이의 차이가 거의 없으면 캐릭터의 매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캐릭터 사이의 개성을 강화하면, 반대급부로 게임의 밸런스를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캐릭터의 숫자가 적으면 모르지만, 캐릭터의 숫자가 많은 상황에서 각 캐릭터 사이의 상성을 고려해서 밸런스를 맞추는 일은 캐릭터의 숫자에 비례하여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게다가 업데이트를 통해 캐릭터를 추가하면서 이 밸런스를 맞추는 일의 난이도는 상상 이상의 고난도 작업이다. 그래서 많은 경우 게임이 업데이트하면서 추가하는 캐릭터는 이전 캐릭터보다 강하게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와 함께 게임의 전체적인 난이도를 같이 높여 자연스럽게 강해진 캐릭터 때문에 떨어지는 플레이 난이도도 맞추게 된다. 이런 형식의 업데이트는 반대로 새로운 게이머의 진입장벽이 되고, 기존 캐릭터의 가치를 하락시켜 기존 게이머의 반발을 사기도 한다.

 

이렇게 캐릭터의 개성을 부여하면서, 캐릭터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밸런스를 너무 고려하면 캐릭터 사이의 차이점이 줄어들면서 게임이 밋밋해지고, 캐릭터의 개성을 너무 부여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잘못 잡힌 밸런스로 특정 캐릭터가 너무 강하거나, 특정 캐릭터에 게이머가 몰리는 현상이 생긴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가끔 너무 감정 과잉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마치 영화의 주인공들이 관객에게 너무 슬프지 않냐고 감정을 강요하는 느낌이 들면 영화 자체가 불편해진다. 이런 영화를 보통 너무 신파적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너무 감정을 배제하고 만든 듯한 영화는 감정 이입이 되지 않아 몰입감이 떨어진다. 잘 만든 상업 영화는 많은 사람이 적당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감정 이입을 요구하는 영화이다. 이렇게 적당하게 감정적인 영화를 제작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성공하는 영화를 제작하려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게임도 적당한 캐릭터의 개성과 캐릭터 사이의 밸런스 잡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답을 찾아야 한다. 게임을 만드는 목표가 만들기 쉬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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