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택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투자
참신함과 새로움, 차별화는 피곤하다.
09. Sep. 2024
얼마 전 전시회에 갔다. 전시회 안내용 디지털 패널에 에러 경고창이 표시되어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패널의 경고 창 표시위에 X버턴을 눌렀다. 반응이 없는 화면을 보면서 어플리케이션이 멈췄다고 생각했다. 약간의 정적이 흐른 후에 터치 스크린이 아니라는 생각이 났다. 일상 생활에서 터치 스크린이 익숙해진 탓에 순간 착각한 것이다.
일상의 많은 것은 익숙함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우리 뇌는 기본적으로 게으르다.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것은 고사하고, 다른 부분을 인지하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다. 농구공을 주고 받는 영상 가운데 고릴라 옷을 입은 사람이 지나가도 잘 인지 못하는 유명한 실험의 결과도 이런 이유이다.
다양한 콘텐츠관련 지원 사업 등을 심사하러 경우가 많다. 이때 심사 항목에 대부분 참신함, 새로움 등이 평가 항목에 들어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새로운 도전을 지원하는 사업은 새로운 시도에 점수를 더 부여하는 것이 맞다. 새로운 시도가 있어야 이용자의 반응을 볼 수 있고, 그것이 콘텐츠의 발전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성과의 우수성을 기대하는 지원 혹은 투자에 너무 과도한 참신함과 새로움을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UI, UX 부분에서 과도한 새로움은 사용자의 불편을 만든다. 새로움은 학습을 전제로 제공되는 콘텐츠이다. 학습은 게으른 뇌에게 거부감을 유발한다. 누구도 편리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앱이나 콘텐츠에서 사용하기 위한 학습을 원하지 않는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새로운 개선은 중요하지만, 과하면 사용자의 외면을 받게 된다. 참신함과 새로움, 차별화가 너무 많은 세상은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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