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택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투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는 우리 사회 시스템의 견고함
05. Apr. 2025
지난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가 있었다. 2024년 12월 3일 불법 쿠데타 이후 약 4개월이 걸렸다. 약 4개월간의 시간은 무척 힘든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했고, 불면증을 겪는 사람도 있었다. 구속되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 소식에는 울분을 토하는 사람도 있었고, 선고일의 공지가 이루어지지 않아 헌법재판소를 비난하는 사람도 많았다. 불필요해 보이는 많은 절차와 과정을 보면서 화내는 사람도 많았다. 다른 나라였으면 12월 3일 비상 계엄령이 실패했을 때, 이미 즉결 사형으로 끝났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많은 사람이 시스템은 효율을 위한 것으로 착각하지만, 사실 시스템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시스템은 불편하다. 이번 불법 계엄과 쿠데타도 결국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불편한 시스템을 파괴하고자 한 권력자의 시스템 파괴 시도이다. 사회나 조직은 규모가 커질수록 권력자의 잘못된 선택에 따라 사회나 조직이 감당해야 하는 위험의 규모도 커진다. 그래서 사회나 조직은 성장에 따라 시스템을 고도화하여 리스크를 줄이고, 이 과정에서 절차는 복잡해지고, 불편해져서 효율이 떨어진다. 이런 복잡하고 불편한 시스템은 권력자에게 더 많은 과정과 검증, 정당성의 확인을 요구한다. 그래서 5.16쿠데타와 12.12쿠데타는 성공했고, 12.3쿠데타는 실패했다. 지난 4개월은 해킹이 시도된 시스템을 복구하는 과정이고, 이를 복구하는 과정은 시스템에 따라 이루어져야 빠르게 시스템을 복구할 수 있다. 파괴된 시스템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만약 12월 4일 새벽에 분노한 국민이 용산에 몰려가 대통령을 끌어내고 처단했다면, 우리 사회는 더 혼란해졌을 것이고, 시스템의 복구는 더 늦어졌을 것이다. 결국 지루하고, 짜증 났던 그 과정도 우리의 시스템이 아직 잘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스템을 파괴하고, 규칙과 다른 형태로 게임을 하고자 하는 것을, 우리는 해킹 혹은 치팅이라고 부른다. 해킹과 치팅을 시도한 권력자는 파면되어고, 감옥에 갈 것이다. 치팅을 시도한 사용자에 대한 처리도 시스템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경험으로 우리의 시스템은 더 고도화될 것이며, 권력자의 권한은 더 고도화된 과정을 거쳐 행사될 수 있도록 과정이 보완될 것이다. 게임은 참여자에게 규칙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규칙을 지키지 않는 참여자에게 페널티를 부여한다. 게임은 규칙을 지켜서 플레이하는 참을성과 인내, 규칙의 중요성을 학습하게 한다. 이번 사태는 게임 마스터가 시스템을 해킹하고, 규칙을 지키지 않는 치팅 플레이를 한 것이다. 게임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게임 마스터는 필요 없다. 우리는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게임 마스터를 규칙에 따라 몰아냈고, 시스템을 지켰냈다.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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