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넷마블 성공의 비결??
14. Aug. 2015
얼마전 넷마블에서 NTP (Netmarble Together with Press)라는 이름의 언론 발표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 행사에서 넷마블을 대표하여 방준혁 의장은 많은 이야기를 했으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대충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된다.
첫째, 넷마블 성공의 핵심은 강력한 조직력에 있으며, 게임회사는 결국 사람이 전부이다. 둘째,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이미 글로벌 경쟁 상태가 되었으며, 오늘 발표하는 넷마블의 전략이 국내 게임 업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셋째, 넷마블은 적극적인 글로벌 공략에 나설 것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핵심 전략은 글로벌 I.P의 활용과 적극적인 M&A이다. 넷째, 숫자와 수치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만 믿으며,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다섯째, 자회사를 안정적으로 차례차례 상장시켜 노력의 대가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 여섯째, 이것을 아우르는 것이 4대 경영철학이다. 즉, 혁신적이고 앞선 전략을 통한 "전략경영", 사람을 자산으로 인식하여 인재를 육성한다는 "사람경영", 모든 문제와 해결은 숫자를 기반으로 한다는 "숫자경영", 조직의 역량으로 일하고 함께 나눈다는 "우리경영" 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방준혁 의장과 일면식도 없으며, 넷마블로부터 피해를 입은 적도 없다. 그러나, 이번 넷마블의 발표에는 게임 업계의 한 분야에 있는 사람으로서 유감스러운 부분이 있어 몇 글자 적어보고자 한다.
먼저, 넷마블의 조직력과 사람경영에 대한 부분이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한밤중에도 아마 구로에는 퇴근하지 못하고 열심히 일하는 넷마블의 직원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열심히 일하는 것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다만, 넷마블은 과중한 업무량으로 많은 직원이 힘들어서 이직을 한다는 소문이 많은 곳이다. 정확한 데이터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필자가 아는 2년전에 넷마블에 근무했던 팀장급 이하 실무 직원 중 아직 넷마블에 남아있는 직원은 없다. 조직력의 기본은 팀워크인데 잦은 구성원 변동이 어떤 팀워크를 만들어주는지 필자는 잘 모르겠다.
둘째, 방준혁의장 본인이 게임은 흥행사업이라 숫자를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숫자로 증명되지 못하는 것은 믿지 못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않는다. 그리고, 최소한 본인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감성적인 존재로서 숫자로 표현되기 어렵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기업의 대표하는 사람이 말했다고 하기에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흥행사업이 데이터만으로 이루어진다면 흥행 영화를 찍었던 감독이 흥행 영화를 찍었던 배우들만 모아서 흥행 영화를 찍었던 스탭들로만 구성하여 영화를 찍으면 그 영화는 무조건 흥행해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조합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한 많은 영화를 알고있다.
셋째, 넷마블의 전략이 업계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면서 이어지는 내용은 업계를 선도하는 숫자를 넷마블이 가지고 있으니 넷마블을 따라와라는 식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모든 개발사가 넷마블에 서비스를 맡기면 업계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구구절절 쓰기는 했지만, 사실 위의 내용이 불편했던 이유는 넷마블 역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넷마블은 잘해왔으며, 앞으로도 잘할것이니 넷마블을 따라와라는 식의 자신감으로 포장된 방어적인 모습이였다. 현재 넷마블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절대적인 1위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를 보면 넷마블의 매출 기반은 소수의 게임에 기반하고 있으며, 대부분 자회사 개발 게임의 매출이다.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많은 게임은 "숫자 경영"이라는 기반아래 숫자가 좋지못하다는 이유로 사장되기도 했으며, 자회사는 적자가 나는 곳도 많다. 결국 넷마블이 모든 게임을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인력은 잦은 이직으로 팀워크도 불안한 부분이 있다.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수입한 게임은 원하는 수준의 실적을 보여주지 못히기도 했다. 물론 넷마블의 성과는 대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처럼 성숙기에 들어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더 이상 작은 개발사로는 독자적인 생존이 어려우니 넷마블을 따르라는 식으로 이야기의 결론이 귀결되는 모양새는 유쾌하지 못하다. 게임은 크리에이티브가 강조되는 콘텐츠 산업이며, 흥행 산업이다. 숫자로만 표현되는 전략은 이미 검증되고 확인된 것만 하겠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며, 크리에이티브와는 거리가 있다.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기존 권위에 도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국내 1위 기업인 넷마블의 이번 이야기는 새로운 도전을 피하고 싶은 챔피언이 나는 절대 강자로 챔피언일 수 밖에 없으니 도전하지 말라고 말하는 겁먹은 챔피언같아서 도리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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