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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과거 기고한 글)/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s Game愛歌)

비슷하거나 혹은 똑같거나

by 박형택 2024.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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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비슷하거나 혹은 똑같거나

 

25. Jun. 2015

 

필자는 작년부터 게임 외에 영화의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영화의 투자를 검토함에 있어서 가장 큰 검토 대상은 무엇보다 시나리오이다. 물론 시나리오만으로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아니나 시나리오가 없는 영화의 투자 검토는 사실상 어렵다. 처음 영화 투자를 검토할 때는 시나리오를 읽는 일이 무척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다양한 인물의 다양한 사건, 다양한 스토리, 다양한 소재 등 새로움으로 넘쳐났다.

 

그러나, 영화 투자 검토 1년이 넘어가면서 새로움은 많이 사라졌다. 1주일에 작게는 2편에서 많게는 4편 정도의 시나리오를 읽다보니 어느새 검토한 시나리오가 100편이 넘어가고, 시나리오의 장면들이 섞이기 시작했다. 분명 새로운 시나리오 임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읽은 듯 한 이야기가 보이고, 여러 시나리오의 이야기가 서로 섞여서 기억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시나리오의 잘못이 아니다. 인간의 기본적 감성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비슷한 감성을 표현하다보니 비슷하게 느껴지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영화가 계속 만들어지는 것은 유사한 스토리와 유사한 감성과 유사한 주제를 말하는 영화라 할지라도 그 안에는 새로움을 만들어가는 작가와 감독, 제작진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연하게 만나 사랑에 빠진 연인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한 명이 불치병에 걸려 죽는 슬픈 사랑 이야기로 요약되는 줄거리를 가진 영화는 많다. 외화로는 러브 스토리가 있고, 국내 영화로는 편지가 있고, “내 머릿속의 지우개가 있으며, 그 외에도 손으로 꼽기도 힘들만큼 많은 유사 스토리의 영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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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사한 캐릭터, 유사한 장르, 유사한 방식의 게임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20년 넘게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로서 살다보니 새로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해본 듯한 느낌이 드는 게임도 있고, 이런 저런 게임의 요소가 섞여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게임도 있다. 게임관련 커뮤니티를 보다보면 이 게임은 어느 회사의 어느 게임과 비슷하고, 이 게임은 어느 회사의 어느 게임을 베꼈다는 내용의 비난하는 글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물론 단순하게 카피한 수준의 게임이라면 문제가 있다. 그러나 단순하게 비슷하다는 사실만 가지고 새로 출시되는 게임을 비하할 생각은 없다. 게임 역시 유사한 입력 방식과 유사한 구현 방식으로 유사한 감성을 전달하는 콘텐츠로서 이런 부분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레이싱 게임이라는 사실만 가지고, 모든 레이싱 게임을 비난할 수 없듯이 리얼 사이즈 캐릭터와 서양식 판타지 풍 이미지, 쿼터뷰 방식의 액션 RPG라는 공통점만 가지고 유사한 액션 RPG 게임을 비난할 수도 없다. 다만, 80년대 조직 폭력배 생활을 하는 친구관계의 두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에서 니가 가라. 하와이!” 같은 대사가 나온다면 우리는 분명 그 장면을 베꼈다고 이야기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게임을 제작함에 있어서도 단순한 모방은 분명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가 버추얼 파이터가 대전 격투게임이라는 이유로 스트리트 파이터를 베낀 게임이라고 비난하지 않듯이 모방을 넘어서는 유사함안에서도 새로움이 있는 게임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영화 "친구"_영화정보통합전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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