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콘텐츠와 시스템
18. Sep. 2015
“게임은 콘텐츠이다.”
필자가 뜬금없이 저런 화두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언제부터인가 소위 게임 전문가라고 말하는 혹은 게임 제작자라고 말하는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콘텐츠로 접근하지 않고 시스템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에 있어서 필자 역시 예외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콘텐츠와 시스템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말로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러나 그 중 명확한 차이를 가지는 부분을 하나 이야기한다면 인과에 대한 부분이다. 게임은 콘텐츠가 가지는 특성인 크리에이티브(Creative)를 기반으로 다양한 요소의 결합이 이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반면 시스템은 알고리즘(Algorism)을 기반으로 정해진 과정에 의한 일정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차이는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의 명확성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같은 영화를 보면서 다른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계산기를 사용하는 유저는 누가 입력을 하던지 같은 모드에 같은 값을 입력하면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이것이 콘텐츠와 시스템의 차이 중 하나이다.
최근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인풋 대비 아웃풋”, “가성비” 등의 단어를 사용한 경우가 많다. 투자의 관점으로 보자면, “투자 대비 수익률”, “영업 이익률” 등의 단어로 표현되는 당연한 접근이 될 수도 있겠으나, 대상이 게임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이야기는 어떤 의미에서 넌센스에 가깝기도 하다.
필자는 최근 부산에서 열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Busan Indie Connect Festival)을 다녀왔다. 이 행사는 부산에서 열린 인디 게임의 축제로 이제 시작하는 새내기 행사이다. 새내기 행사임에도 이번 BIC 페스티벌은 필자가 그동안 얼마나 관성적인 시선으로 게임을 보고 있었는지를 충분히 반성하게 만들었다. 예상 투자 수익, 광고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적 측면에서 리스크를 줄이기위하여 접근한 수많은 기법들은 필자를 게임을 점점 시스템으로 평가하게 만들고, 그러한 시선은 게임 콘텐츠의 본질에서 필자를 멀어지도록 만들었다. 그에 반해 참신한 아이디어와 스토리. 인터페이스와 컨셉 등 기존 개발 스튜디오에서 볼 수 없는 아이디어들로 넘쳐났던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인디 게임들은 필자의 생각을 넓혀주었다.
물론 인디게임은 상업성을 상대적으로 덜 고려하고 있고, 개발 비용도 작아 모험적인 도전이 가능하지만, 작게는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까지의 개발비용이 필요한 일반 상업용 게임은 상업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라는 본질은 인디 게임과 상업 게임이 다르지는 않다는 사실도 명확하다. 비슷한 비주얼과 비슷한 플레이 방식을 가진 비슷한 게임이 넘치는 최근의 게임 시장을 생각한다면 이런 다양하고 새로운 참신한 도전이 더욱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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