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소리를 들을 용기

박형택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투자

꼰대 소리를 들을 용기

 

11. Nov. 2024

 

요즘 40대 이상의 관리자급 이상의 사람들과 후배들과 소통관련 이야기를 해보면, 이야기를 잘 안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야기를 하면 불편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꼰대 소리 듣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업무관련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편하다고 한다.

 

선배들이 업무관련 이외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사실 손해는 후배들이 본다. 물론 몰지각한 선배가 없는 것도 아니고, 꼰대짓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라떼타임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서로가 대회를 피하는 관계가 되면, 소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최근 젠지가 개념없다. 문해력이 떨어진다. 이기적이다.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의 영향도 있지만,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념이 없다는 말은 다른 의미로 개념을 모르는 경우일 수도 있다. 개념을 배워야 개념있게 행동할 수 있다. 가치관에 따라 이전 세대의 개념이라는 것을 수용할 생각이 없을 수도 있으나, 알면 수용할 생각이 있으나, 배운 적이 없어 할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상사와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귀찮은 일일 수는 있어도, 직장 생활에서 단점이 되는 경우는 잘 없다. 문해력도 책을 통해 혹은 검색을 통해 지식 습득의 형태로 배울 수도 있지만, 선배의 설명 한 번이 더 빠른 학습 방법이 되기도 한다. 이기적이라는 표현도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행동이 이기적으로 보인다는 지적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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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가 개념없다거나 문해력이 떨어진다거나 이기적이라는 지적을 싫어하는 만큼 기성 세대도 꼰대라거나 라떼타임 같은 지적을 싫어한다. 세상 모든 것에는 비용이 있다. 학원에서 무엇을 배우더라도 비용을 내야하고, 인터넷에서 무엇을 검색하더라도 시간이라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선배의 노하우를 얻기 위한 비용은 듣기 싫은 이야기도 참고 들어주는 노력과 그런 이야기를 할 만큼 가까워지는 노력이다.

 

이전 세대의 노하우가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것으로 보일수도 있으나, 시대를 관통하는 혹은 아직 가치가 있는 노하우도 그 안에 함께 있다.

 

수천 년 전 고대 수메르인의 점토판에도 “학교에 잘 가라. 제발 철 좀 들어라. 왜 그렇게 버릇이 없냐? 수업 끝나면 집으로 와라. 일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 공부만 하라고 하는데 왜 하지 않냐? 너희 형을 본받아라.” 같은 잔소리가 있었다고 한다. 선배의 꼰대 소리에는 많은 경험이 들어있다. 지금 젊은 세대도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후회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후회를 지금 학생에게 하면 꼰대 소리가 되는 것이다. 이런 꼰대 소리는 상대적으로 싼 수업료의 강의일 수 있다. 물론 수업을 듣고 싶지 않으니 비용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선택도 개인의 선택이다. 이런 소리를 주절주절 쓰는 나도 꼰대여서 그런 것이니 듣기 싫으면 그것도 본인의 자유다.

 

꼰대 소리 가득한 수메르의 점토_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