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게임의 변증법
16. Mar. 2016
철학적 논법 중에 “변증법”이라는 것이 있다. 물론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는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모를 소수를 위해 설명을 해보자면, 하나의 명제에 대해 모순되는 반대의 명제를 제시하고, 모순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합’의 명제를 찾아가는 방법을 말한다. 물론 이렇게 ‘합’의 명제를 찾으면 ‘합’의 명제가 새로운 ‘정’의 명제가 되어서 그 명제의 반대 명제를 찾고, 합하는 과정을 반복해 나간다. 그래서 이러한 변증법적인 논법은 발전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변증법의 특성은 어떠한 분야의 발전 과정을 설명할 때 인용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의 발전을 이야기해보자. 불과 30년도 안된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휴대전화는 벽돌이라고 불릴만큼 크고 무거웠다. 크기를 줄이기위한 노력이 계속되면서 90년대 후반에는 주머니에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로 작아졌다. 휴대성이 좋아지고 나서는 휴대하는 기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게임이 가능해졌고, 카메라 기능이 생겼고, MP3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후에는 성능 경쟁이 시작되어 1백만화소의 카메라에서 2백만, 4백만 화소까지 빠르게 성능이 좋아졌고, MP3용량도 100메가 200메가를 거쳐 1기가 ‘쥬크박스폰’까지 등장했다. 기능과 성능이 강화되면서 휴대전화의 크기는 다시 커지고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휴대전화로 사용하는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디스플레이가 커지게되었고 현재의 스마트폰 형태가 등장하였다. 초기 3인치대의 스마트폰은 어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서 큰 디스플레이의 필요성이 생겼고, 점점 크기가 커지면서 다시 크고 무거은 형태로 발전하였다. 아마 다시 중요 기능을 강조하면서 사이즈를 줄여 휴대성을 강조하는 형태의 발전 모델이 제시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휴대전화 시장뿐 아니라 노트북, 자동차, 카메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있어왔다.
이러한 과정을 게임 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해 보면 어떨까? 과거의 다양한 히스토리는 제외하더라도 최근 2-3년 사이 모바일 게임을 살펴보면 이러한 현상이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초기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기기에 맞춰 다양한 시도 들이 이루어졌고, 다양한 형태의 게임들이 출시되었다.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 다른 디바이스에서 검증된 안정적인 형태의 게임들이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임 형태가 RPG 게임이나 RTS 게임 같은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최근 1-2년간은 이들 게임에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일정 수준의 학습이 된 게임 유저는 정형화된 게임에 익숙해진다. 이런 유저에게 어필하기 위하여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그 중 유저의 선택을 받은 요소는 새로운 정형이 된다. 그리고 게임은 점점 다양한 요소로 가지게 되고, 동시에 어려워진다.
너무 과하게 어려워진 게임들은 점점 매니악해지며, 점점 유저를 잃어간다. 최근 이와 반대의 움직임을 보인 게임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클래시 로얄”이다. 이 게임은 기존의 인기작인 “클래시 오브 클랜”의 복잡한 전략적 요소를 줄이고, 전투 자체에만 집중하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전작이 전략 게임이라면 이 게임은 전술 게임이라는 느낌이다. 시장은 언제나 ‘정’과 ‘반’ 사이의 ‘합’을 찾으면서 성장해 왔다. 이 게임은 기존의 게임을 ‘정’이라 한다면 ‘반’을 제시한 느낌이다. 이제 우리가 새로운 ‘합’을 제시할 때가 아닌가한다. 더 이상 해야할 것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지치는 RPG는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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