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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과거 기고한 글)/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s Game愛歌)

게임의 경제학

by 박형택 2024.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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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게임의 경제학

 

13. Apr. 2016

 

최근 필자는 <스포트라이트>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 자체가 좋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레이첼 맥아담스라는 좋아하는 배우 때문에 본 영화이다. 이 배우는 우리에게는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 배우가 작년 연말에 성우로서 참여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한 편 있었다. 바로 <어린 왕자>라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영상도 마음에 들었고, 좋아하는 배우의 목소리 연기도 무척 좋았던 기억이 난다.

 

늘 그렇듯 필자가 애니메이션을 평가하거나, 좋아하는 배우의 이야기를 하려고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니다. 필자의 글을 오랫동안 읽어온 독자라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런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할 것이다. 필자가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린 왕자>의 유명한 대사 중 하나인 나를 길들여주세요.”라는 여우의 대사에 관련한 이야기이다.

 

이 대사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가장 먼저 이야기되는 부분은 인지의 문제이다.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표현은 누군가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의미이다. 길들여진 여우는 세상의 수많은 여우가 아닌 어린 왕자에게 길들여진 하나의 여우가 되는 것이다. 어린 왕자는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작은 별 B612에 있는 장미가 세상의 수많은 장미와 다른 자신만의 특별한 장미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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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사에서 그 다음 생각해 볼 문제는 희소성의 문제이다. 결국 인지는 차이를 만들고, 차이는 희소성을 만든다. 꽃밭에 가득한 장미는 어린 왕자가 별에 두고 온 장미와는 다른 존재이지만, 길들여짐이 없다면 너무나 흔한 장미일 것이다. 이런 편한 접근성은 가치를 반감시킨다. 세계의 유명한 관광 명소의 절경도 그 지역에 사는 주민에게는 별다른 감흥이 없을 것이다.

 

반대로 너무 접근성이 떨어지면 접근을 포기하게 된다. 우리가 남극의 펭귄이 아무리 보고 싶어도 펭귄을 보러 남극에 가는 것은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다이아몬드를 사고 싶어도 작은 크기가 아닌 수십 캐럿 크기의 다이아몬드라면 보통의 경우 사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최근 출시된 몇몇 게임들을 플레이하다보면 접근성에 대한 고민이 너무 부족한 게임들을 보게 된다. 게임에 있어서 아이템, 캐릭터 등으로 표현되는 게임내 재화는 이런 접근성의 밸런스가 무척 중요하다. 너무 편한 접근성은 해당 아이템이나 캐릭터의 성능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크게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반대로 너무 구하기 힘든 아이템이나 캐릭터는 유저가 가지는 것을 포기해 버리기 쉽다. 이런 재화에 대한 밸런스는 부분유료화 과금 모델이 대부분인 요즘 게임에서 과금 전환율과 유저의 재접속율, 평균 과금액 등의 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 이제 게임 개발자들은 게임내 경제 세상을 위한 경제학을 공부해야할 필요가 있다. 자신들이 만든 게임의 아이템과 캐릭터들이 유저들에게 길들여지길 바란다면 말이다.

 

어린왕자_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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