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게임과 자본 - PART 2 -
20. Sep. 2016
지난 칼럼에 이어 게임 산업에 투자된 자본에 대한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저번 글에서 최근 게임 업계가 몇 년간 투자자에게 많은 투자 손실을 주어 극심한 투자 위축을 경험하고 있지만, 국내 자본 시장이 글로벌 자본 시장의 영향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어진다면 지금보다 더 한 투자 위축을 경험할 수도 있다는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를 했었다.
이 번 칼럼에서는 글로벌 자본 시장의 영향이 아닌 글로벌 게임 시장의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국내 게임 산업은 글로벌 게임 산업과 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 2000년대 초반에 국내 게임 산업은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 진출하여 많은 수익을 올렸고, 그것이 반영되어 많은 게임 업체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여 작게는 수천억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기업가치로 성장 하였다. 또한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던 초기에 많은 국내 모바일 게임 제작사들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받았고, 작게는 수백억에서 수천억의 기업가치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국내 게임 업체에 대한 평가는 국내 모바일 게임 업체에 대한 높은 평가를 기반으로 해외에서 유입된 많은 투자 자본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중국의 많은 투자 자본은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을 찾아 투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이제 해외의 많은 투자 자본은 국내 모바일 게임 업체에 대해서 예전처럼 매력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국내 모바일 게임 업체의 기술력이 떨어지거나 한 부분이 있어서라기보다는 해외의 많은 게임 업체들의 기술력이 높아져 기술 격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비슷한 개발 능력이 있는 제작사가 나타나거나 비슷한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가치로 투자가 가능한 게임 업체가 있는 국가가 있다면 글로벌 투자 자본은 당연히 이동할 수밖에 없다.
투자 시장에서 기업은 하나의 상품이다. 당연히 시장의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변한다. 불과 3~4년전에 몇 백억의 기업가치로 평가되던 회사가 지금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로 평가되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많은 모바일 게임 회사가 설립되었으며, 전체적인 설립 초기 기업가치가 낮아지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이 희망하는 평가 기업가치는 몇 년전 평가받던 기업 가치의 눈높이에서 낮아지지 않고 있다. 수요가 줄었음에도 상품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기술 격차가 줄어들고, 기업가치마저 높다면 많은 해외 자본들은 국내 모바일 게임 업체에 대한 투자를 외면할 것이며, 더 나아가 국내 투자 자본도 해외 게임 업체로 눈을 돌릴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예측이 아니라 작년부터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필자의 이런 이야기가 무조건 기업 가치를 낮춰서 투자를 유치하라는 의미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게임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사람이 모여 일을 하려면 비용이 필요하다. 지금은 어려운 시기를 견뎌야 할 때이다. 강한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기업이 강한 것이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환경에 적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국내 게임 업체들이 과거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국내 게임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환경 적응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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