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s Game愛歌
국내 퍼블리셔들에게 하는 쓴소리
18. Aug. 2016
“영웅본색”, “지존무상”, “첩혈쌍웅” 필자가 학창 시절 미친 듯이 좋아했던 홍콩 영화들이다. 90년대 초반 홍콩 영화는 너무나 재미있었고, 주인공 들은 너무나 멋있었다. 남학생들은 주윤발처럼 성냥개비를 물고 다녔고, 장국영은 국내 CF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홍콩 영화의 전성기는 인기가 검증된 영화 스타일의 반복 생산과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지 못하고 검증된 스타들만 반복 출연하면서 불과 10년을 가지 못했다.
최근 게임 업계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한다. 매출 상위 게임들의 순위가 고착화되고, 새로 출시된 게임들의 실적은 좋지 못하다는 소식만 들리고 있다. 간혹 들리는 좋은 실적이라는 소식도 예전에 히트작이라 이야기하던 게임의 실적과 비교하면 초라하기만 하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많은 투자사들은 손실을 보았고, 결국 새로운 투자를 줄이면서 신작 게임의 제작은 더욱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까지 이야기는 업계에서 흔하게 하는 이야기이고 특별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다. 오늘 필자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런 악순환이 깊어지는데 일조하고 있는 대형 퍼블리셔들의 무책임함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게임 제작사들은 어느 업체가 파산했다는 이야기가 어느 업체가 신작을 론칭했다는 이야기보다 듣기 쉬울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 그러나 분명 산업의 규모는 커지고 있고, 시장 규모는 성장했다고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 그럼 성장한 매출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그건 분명 퍼블리셔들이다. 몇 년 전 게임들이 아직 매출 상위권에 있고, 그 게임들로 돈을 벌고 있는 것은 분명 퍼블리셔들이다. 넷마블은 매출 1조를 이야기하고, 게임빌은 컴투스와 합쳐서 그 절반정도를 하고 있다. 그런 대형 퍼블리셔들이 현재 매출 순위 상위권의 게임들을 통해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기업이 매출을 내고, 이익을 내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대형 퍼블리셔들의 운영 형태를 보면 자사의 이익을 위해 서비스하는 많은 게임 제작사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 투자도 잘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어렵게 완성한 게임은 제작사의 사활이 걸려있는 생명줄과 같다. 그런 게임을 현재의 대형 퍼블리셔들은 출시후 기존 서비스 게임과 비교해서 마케팅 효율이 기존 게임보다 못하면 미련없이 버려버린다.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크게 마케팅을 하지 않더라도 계약금을 회수할 수준의 매출 정도만 나오면 큰 손해는 없다. 그렇게 방치된 게임은 론칭 초반 반짝 매출로 미니멈 개런티와 수익쉐어를 통한 계약금 정도만 퍼블리셔에게 벌어주고 제작사와 함께 사라져 버린다.
물론 퍼블리셔 입장에서 1만원 투자해서 1만 1천원 버는 신작 게임보다 1만원 투자해서 2만원 버는 것이 검증된 기존 게임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좋을 것이다. 그러나 영원한 게임은 없다. 지금 매출을 올려주는 게임이 좋다고 다른 게임들을 포기한다면 제작사들은 점점 사라질 것이고, 남아 있는 제작사들도 퍼블리셔를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게임은 로봇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신뢰하지 못하는 파트너와 일을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당장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파트너 제작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지 않는다면 국내 퍼블리셔의 미래는 점점 어두워질 것이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고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것에 투자하지 않다가 망해버린 90년대 홍콩 영화 시장의 전철을 국내 퍼블리셔들이 밟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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