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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의 유행. 전통 콘텐츠 산업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

by 박형택 2024.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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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택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투자

숏폼의 유행. 전통 콘텐츠 산업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

 

10. Jun. 2024

 

최근 짧은 러닝 타임의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5분짜리 영상이 유행하더니 어느 사이 5분도 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러닝 타임을 기준으로 1시간 이상의 러닝 타임을 가진 콘텐츠를 통상 롱폼, 30분 내외를 미드폼, 15분 미만을 숏폼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어느 순간 5분 미만의 숏폼 콘텐츠가 주류가 되더니 최근에는 1분 미만 콘텐츠가 대세가 되었다. 텍스트 콘텐츠도 마찬가지이다. 한 권 단위로 나오는 소설은 보기가 힘들고, 짧은 연재 형식의 웹소설이 유행하면서 1회 분량이 10페이지 내외 수준으로 줄었다. 최근에는 더 짧은 초단편 소설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초단편 소설은 글자 수 2,000자 내외로 원고지 15~20매 정도 수준의 짧은 분량으로 소설이다. 이전 단편 소설이라고 불리는 짧은 소설이 10,000~20,000, 원고지 100매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단편 소설의 20% 정도로 이야기가 완결되는 초단편 소설이 소비되고 있다. 초단편 소설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가 나오고, 초단편 소설을 위한 전문 플랫폼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짧은 콘텐츠가 유행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다만, 길이가 긴 콘텐츠가 외면받는 것은 우려가 있다. 숏폼 콘텐츠는 호흡이 짧고, 많은 배경을 설정할 수 없다. 독특한 장르 콘텐츠나, 매니악한 설정은 그 설정과 배경지식을 이해시키는데 많은 시간 혹은 지면을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숏폼 콘텐츠의 소비에 익숙하고, 롱폼을 외면하는 소비자가 증가한다는 것은 초기 학습이 필요한 콘텐츠가 외면받는다는 것과 같다.

 

전통적인 콘텐츠는 초기 학습이 필요한 콘텐츠이다. 영화는 도입부에 많은 설정을 설명하고, 드라마도 1화에서는 배경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정통 무협이나 고전 판타지 같은 장르 문학은 배경 설명으로 소설 1권 분량을 사용하기도 한다. 게임 역시 편하게 제시하고 있는 일반적인 UI는 이미 유사 장르 게임을 경험한 게이머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많다. 게임을 위한 배경 스토리나 설정도 매니악한 설정이 많아 처음 접할 때 일정 수준 이상의 학습이 필요하다.

 

전통 콘텐츠 산업이 변화하는 소비자에게 어떻게 접근하여 성장할 것인지는 알 수도 없고, 내가 방향을 제시할 수도 없다. 그러나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시기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숏폼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롱폼을 학습시킬 방법을 찾던지, 숏폼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적합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제시해야 한다. 소비자가 변화하고 있는 것만은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다. 누군가 현명한 해법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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