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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과거 기고한 글)/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s Game愛歌)

즐거운 양심 고백

by 박형택 2024.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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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즐거운 양심 고백

 

14. Jul. 2016

 

먼저 이번 칼럼은 필자의 양심 고백으로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최근 불과 2년 남짓 전에 공개된 자리에서 이야기한 필자의 예측에서 크게 벗어난 상황이 발생했다. 소개 글에도 있듯이 필자는 20년을 게임 유저로 살았고, 10년은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살았으며, 나름 게임 전문가로 포장되는 삶을 살아왔다. 이런 필자는 불과 2년 정도 전에 한동안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독주는 계속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FPS 장르는 서든어택의 독주 역시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예측했다. ‘서든어택2’ 마저도 전편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필자가 주제넘게 모든 게임에 대해서 다 알고 있고, 모든 예측을 다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강하게 주장한 필자의 예측이 2년을 넘기지 못하고 깨진 부분에 대해서 너무 민망할 따름이다.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직접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다. 그 다음은 누군가 플레이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하는 재미가 있다. 여기서 말한 직접 플레이는 게임의 싱글모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공유할 사람이 없는 혼자 즐기는 것을 말한다. 보는 재미는 이미 많은 게임 리그 중계를 보는 사람은 알고 있겠지만, 잘하는 사람의 플레이를 보는 즐거움이며, 그걸 보면서 배우는 배움의 즐거움이다. 함께하는 즐거움은 온라인 게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알고 있는 지인과 함께하는 즐거움이다. 친구와 팀플레이를 하는 즐거움은 누군지 모르는 화면 너머의 누군가와 한팀이 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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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의 양심 고백에서 틀린 예측의 핵심은 이 함께하는 즐거움에 대한 부분이다. 함께하는 즐거움의 핵심은 룰의 보편성에 있다. 명절에 가족이 모여 같이 윷놀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누구나 윷놀이의 게임 룰을 알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리그 오브 레전드서든어택의 시장 장악력은 이미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의 룰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 같이하기 쉽기 때문에 가지는 힘이다. 이런 같이하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많은 유저의 확보는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판단했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한 예측을 주장하였다.

 

그런 나의 예측을 가볍게 조롱하며 오버워치가 출시되었다. ‘오버워치는 정말 좋은 게임은 단기간에 같이할 수 있는 충분한 유저를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국내 FPS 장르 1위를 지켜온 서든어택, 수년간 부동의 국내 온라인 게임 1위를 지켜온 리그 오브 레전드도 불과 한달 정도의 기간에 오버워치에게 1위를 내어주었다. ‘오버워치는 필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었다. 그것은 희망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온라인 게임은 새로운 스타를 보여주지 못했다. 새로 출시된 신작들은 언제나 기존 게임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사라져갔다. 이런 시장 분위기는 투자업을 하는 필자에게 온라인 게임에 대한 새로운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이제 새로운 게임도 충분히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음을 오버워치가 증명하였고, 새로운 온라인 게임에 대한 투자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이런 희망 때문에 필자의 양심 고백은 즐겁다. 이제 오버워치를 넘어설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있는 회사를 찾아봐야겠다.

 

오버워치_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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