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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의 이야기

스타트업 대표에게 쓴소리한 스타트업 전문 매체 대표의 딜레마

by 박형택 2024.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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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대표에게 쓴소리한 스타트업 전문 매체 대표의 딜레마

 

13. Aug. 2024

 

얼마 전 스타트업 전문 매체의 대표가 개인 SNS에 기업이 매체에 돈 쓰는데 인색하면서 우호적인 기사를 바란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다양한 광고 매체에는 많은 돈을 쓰면서, 우호적인 기사를 바라는 매체에는 제대로 비용을 쓰지 않는다는 불만의 내용이었다. 매체를 운영하는 대표의 입장에서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이를 공개적인 공간에 표시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매체의 대표가 매체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SNS에 올린 글은 매체의 메시지와 다르지 않다.

 

우리가 흔하게 매체라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 매체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확보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달할 데이터와 전달하지 않을 데이터를 선별하여, 데이터 전달에 효과적인 방식으로 재가공하여 메시지를 만들어 전달하는 매체를 우리는 보통 언론이라고 한다. 이와 달리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받아서, 그대로 전달하는 매체를 보통 광고라고 한다.

 

매체가 언론의 역할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과정은 메시지의 취사선택이다. 메시지 취사선택의 과정이 합리적이고, 공정하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가 언론에 바라는 것이고 언론 소비자의 희망이지만, 우리 언론의 신뢰도는 그렇지 못하다. 언론의 메시지 선택이 광고주의 선택과 같다면, 그건 광고이다.

 

매체는 메시지의 전달이라는 환경에서 플랫폼과 같다. 플랫폼은 소비자가 있을 때 의미가 있다. 공급자만 존재하고, 소비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공급자가 그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는 사라지고, 플랫폼은 존재 가치를 잃는다. 언론 소비자는 신뢰없는 언론 매체를 언론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공급자 친화적인 매체는 광고 매체와 다르지 않다.

 

해당 매체의 대표는 자신들의 매체가 구독 매출로 이익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었다. 그것은 신뢰감을 강조하기 위한 메시지이다. 해당 매체가 신뢰감을 이야기하고, 언론이라고 생각한다면, 본질에서 벗어난 이윤 추구를 해서는 안 된다. 광고주에게 하는 푸념은 개별 광고주에게 하거나, 좀 더 정제된, 벤처기업과 언론 사이의 관계성에 대한 이야기로 풀었어야 한다. 광고주에게 기사로 포장된 광고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호적인 기사를 원하면 비용을 더 사용하라는 식의 메시지는 적절하지 않다.

 

매체 운영사도 하나의 기업이고, 홍보를 해야 한다면, 자신의 매체에서부터 자신들에 대한 홍보를 제대로 해야 한다. 대표의 저 글로 구독자 증가에 좋은 영향도 없었을 것 같고, 아마 일부 구독자 이탈도 예상된다. 그리고, 저 글을 읽는다고 광고도 제대로 안 하던 스타트업이 매체에 더 많은 비용을 사용하면서 우호적인 기사를 요청할 것 같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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