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비타민과 페인킬러
03. Dec. 2015
앞선 칼럼에서 여러차례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필자는 콘텐츠를 전문 분야로 하는 투자사의 펀드 메니저이다. 투자 분야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격언들이 존재한다. 가장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격언 중 하나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마라.”라는 표현이다. 투자를 할 때는 투자 대상이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여도 투자 재원을 특정 투자 대상에 집중하지 말라는 표현이다. 투자 재원을 분산하여 혹시 검토할 때 누락된 위험 요소로 인하여 투자 손실이 커질 수 있는 위험요소를 줄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수익율을 줄이더라도 손실율을 줄이는 것이 장기적인 투자에서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특정 자산에 집중하는 것은 도박과 같은 요소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쉽게 예를 들면 100원을 A라는 회사에 투자하여 50% 수익이 나서 150원이 되어도 다음 B라는 회사에 150원을 투자하여 50%의 손실이 나면 75원이 된다. 그러나, A, B에 각각 50원을 투자하여 각 50%의 수익과 50%의 손실이 발생하면 100원이 된다는 단순한 산수 수준의 문제이다. 다만, 투자를 진행하면서 이런 원칙을 지키는 일이 꼭 쉽지만은 않다. 다른 격언 중 하나는 “투자는 이혼을 전제로한 결혼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투자한 이후에는 좋은 성과를 위해 투자사와 피투자사가 같이 노력하지만 투자자는 수익 실현을 위해 언젠가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으라는 의미이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격언이 있지만, 오늘은 “투자는 비타민이 아니라 페인킬러(진통제)에 하는 것이 좋다.”라는 격언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비타민은 우리 몸에 좋은 것이지만, 일상 생활을 하면서 꼭 챙겨먹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 먹으면 좋지만, 안먹어도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진통제는 통증이 심한 경우 먹지않고 참기가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투자는 꼭 필요하여 쓸 수밖에 없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이다. 필자가 구구절절 이런 투자 격언을 설명하는 이유는 과연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비타민인지 혹은 진통제인지를 고민해 보고자 함이다. 게임이라는 콘텐츠는 직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비타민에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게임을 못한다고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살면서 게임을 전혀 못한다고 해서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어찌보면 비타민보다도 더 절심함이 작을 수도 있겠다. 좀 더 확장하면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라고 하는 것, 전체가 비타민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필자가 지금 이 글을 쓰고있는 이유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문명이 발달하고 생활이 편해질수록 사람에게 주어진 여유 시간은 점점 늘어만 간다. 여유 시간은 늘어났지만, 생활의 공간은 점점 도시라는 자연적이지 않은 공간으로 한정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공간적인 제약 속에서 여유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부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학. 영화. 음악 등의 콘텐츠는 이런 고도화된 도시 문명 속에서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엔터테인먼트이고, 그런 범주 안에 게임이라는 콘텐츠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같은 페인킬러 사이에 경쟁을 해야하는 입장이니 팔릴만한 페인킬러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겠다. 게임은 비타민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어 발끈한 필자 이중반룡의 넋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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