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의 Game愛歌
게임의 제작과 게임의 투자
11. Sep. 2014
필자는 지금까지 게임 시장과 게임 제작에 관한 이야기를 제법 긴 시간동안 연재하여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게임 자체와는 조금 다른 기업으로서의 게임 제작사에 대해서 특히 필자가 현재 본업으로 하고 있는 투자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필자의 넋두리를 할 생각은 아니다.
필자가 이번에 게임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은 이유는 최근에 경험한 안타까운 경험 때문이다. 솔직히 게임 투자라고는 하지만, 투자하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투자받는 제작사 입장에서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글을 좀 남겨본다. 필자가 이번에 겪은 안타까운 경험은 아주 단순하다. 좋은 게임을 잘 제작하고 있던 게임 제작사가 자금난에 겪으면서 투자를 받고자 투자 검토를 요청하였고, 투자 검토가 힘들다는 답변을 드린 내용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는 ‘게임이 좋으면 투자를 해주면 되는데 뭐가 문제일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많은 게임 제작사 대표님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우리가 보통 게임을 제작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기획을 해야하고, 개발을 해야하고, 그래픽 아트 작업도 해야한다. 아무리 단순한 게임이라도 기획에서 공개까지 짧게는 3~4개월에서 길게는 5~6년씩 걸리기도 한다. 물론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5~6년씩 걸린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1~2주안에 투자가 진행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게임에 대한 투자는 먼저 투자 검토를 담당하는 심사역이 짧게는 1~2주에서 길게는 몇 개월에 걸쳐 제작중인 게임과 제작진, 제작사의 경영상태 등에 대해서 검토하고, 제작 외적인 기업의 문제는 없는지, 그리고 다른 법률적인 문제는 없는지, 해당 기업에서 제시한 자료가 사실인지 등을 검토한 이후 투자 진행을 결정한다. 그리고, 투자 조건 등에 관하여 투자 대상 기업과 협의도 진행하여야하고, 투자를 진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행정 절차도 진행하여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짧게는 2~3개월에서 길게는 1년씩 걸리기도 하는 작업이다.
다시 원래의 사연으로 돌아가면 해당 제작사는 처음 투자 검토에 대한 미팅을 하는 시점에 이미 급여가 밀린 상황이였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해본 이후에 투자사를 찾아온 경우였다. 죄송한 이야기이지만, 이런 제작사는 사실상 투자의 유치가 어렵다. 투자를 검토하는 동안 몇 개월이 지나가면 우수한 제작팀은 급여가 밀려 이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검토하던 시기에는 알지도 못했던 다른 채무관계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투자를 유치하려면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최소 6개월 전에는 투자사의 문을 두드리라는 이야기이다. 그래야 검토 담당자도 해당 기업에 대해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검토할 수 있으며, 해당 기업에 대한 애정도도 생기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하자면, 심사역도 사람인 관계로 아무래도 계속 지켜보던 기업에게 더 호의적이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니,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많은 제작사의 대표님들이 좋은 게임의 제작을 위해서라도 자금 운영 계획은 미리미리 점검하시고, 투자 유치는 좀 더 일찍 준비하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게임 제작이 1~2주 준비해서 세상에 나올 수 없듯이 게임 투자도 1~2주 준비해서 진행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다시는 앞서 언급한 제작사같은 개인적으로 마음 아픈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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