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한 의견
01. Jun. 2005
이 글은 지극히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므로, 오해없으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써 보는 글인 듯 합니다. 자주 글을 쓰지 못한 점에 대해서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뭐... 특별히 제 글을 기다리신 분은 없다고 봅니다만.....ㅡㅡ;
이하 존칭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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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오늘 써보고자 하는 글은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한 전망에 관한 부분이다. 현재 국내에는 시장 규모에 비해 상당히 많은 수의 모바일 게임 CP들이 존재하고 있다. 혹자는 500개를 이야기하고 혹자는 800개를 이야기하는 등 기준에 따라 편차가 많이 나기는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는 내용은 대부분 필요 이상으로 CP가 많다는 것에 다들 공감을 할 것이라고 본다. 작은 시장에 많은 공급자는 필수불가결하게 공급지의 확대를 바라게 된다. 그 해답은 해외 시장이 될 것이다. 현재 많은 CP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고, 실제로 진출을 해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곳도 있다. 현재 많은 CP들이 진출 계획을 가지고 있는 해외 시장은 일본, 유럽, 그리고 이번에 필자가 말하고 싶은 중국이라는 생각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일본은 게임 왕국답게 유선 인프라는 국내에 비해 많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무선 사업 분야에 있어서는 국내보다 큰 국내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한국과는 다른 유저의 성향을 가지고, 나름의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 업체가 일본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항상 그러하듯 힘은 들겠지만,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니, 안정적인 진출만 된다면, 일정 정도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면, 유럽 시장은 어떠한가? 유럽 시장은 하나의 국가는 작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국민성 자체가 휴대용 단말기에 대해 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초기 시장 형성이 어렵기는 했지만, 유렵 자체가 국경에 대한 개념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고, 지금은 하드웨어의 발전에 맞춰 인식도 많이 변해 일정 수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일본과는 마찬가지로 한국과는 다른 유저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유럽쪽 유저의 게임 성향은 난이도 부분에서 지극히 어려운 난이도를 즐기는 편이다. 또한,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따라서, 하드코어한 액션이나 어드벤처 등이 인기가 있다. 이러한 사실은 캡콤이 바이오 하자드 최신작을 출시할 때 유럽 발매판에만 원작과는 다른게 전반적인 난이도를 높이고, 원작에는 없는 극악 난이도의 모드를 넣은 것에서도 보여준다. 반면에 일본 유저는 비슷한 게임이라도 그래픽 수준에 따라 다른 평가가 주어지는 경향이 강하고, 비주얼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세세한 설정이나 내용에 대한 깊이 등을 많이 보는 경향이 있어 RPG, 액션 게임 등이 인기가 있다. 따라서, 이런 시장에 대한 진출은 CP업체의 매출을 높이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을 살펴보도록 하자. 중국의 모바일 시장은 현재 약 3억대 정도의 단말기가 보급된 핸드폰 하드웨어의 황금 시장이다. 또한 물가와는 동떨어지게 하드웨어의 판매 가격이 국내와 별로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50만원정도의 핸드폰이라면, 중국에서 판매가는 3천위엔(약 45만원)정도의 가격을 형성하며 팔리게된다. 이것은 중국내에서 상하이에 이어 두 번째로 물가가 높은 베이징의 일반 사무직의 급여 수준이 연봉 4만위엔(약 600만원)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높은 가격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면 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콘텐츠 시장은 어떠한가?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바일 콘텐츠의 가격은 5위엔(약 750원)전후 정도를 형성하고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정되겠지만,) 이는 중국 물가를 감안하면, 충분히 비싼 가격이라고 할 수 있으나, 한국의 CP 입장에서 보자면, 상당히 낮은 가격이다. 일본의 가격 수준이 200엔에서 300엔 정도로 형성되어 있고, 유럽도 2유로 수준으로 형성되어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CP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대부분 3억대의 시장이라는 사실과 박리다매 전략을 통한 매출의 창출을 생각하고 중국 시장 진출을 생각한다.
그럼 지금부터 필자가 아직은 중국 시장의 진출이 한국의 모바일 게임 CP 입장에서 시기 상조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보겠다.
첫째는 5위엔의 허상이다. 중국의 게임 서비스 시스템은 한국과는 완전히 다르다. 한국에서 이동 통신사는 콘텐츠의 서비스에 대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다. 모든 게임은 서비스하기 위해서 이동 통신사의 채택과 검수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동 통신사의 서비스 정책에 따라 서비스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일단 서비스를 하게되면, 전국에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며, 이동 통신사에서 가져가는 정보이용료 역시 20%를 넘지 않는다.(물론 이동 통신사에서는 별도로 패킷에 대한 매출을 발생시키지만,) 그러나, 중국은 상황이 다르다. 중국의 이동 통신사는 무선망 운영만을 한다. 이것이 무슨 말이냐면, 콘텐츠나 솔루션등의 판매권을 다른 업체에 판매를 하고 일정 쉐어를 챙기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말이다. 단순하게 차이나 유니콤을 예를 들어 말하자면, 차이나 유니콤의 핸드폰 판매 대행권을 가지고, 판매를 전담하는 회사가 따로 있고, 특정 콘텐츠의 서비스권을 가지고, 서비스를 하는 업체가 따로 있는 것이다. 결국 게임에 대한 서비스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서비스권을 가지는 업체를 통해서 서비스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거기다, 한국처럼 업체에게 주는 쉐어가 크지도 않다. 결국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식의 단순 계산을 위해 가격을 \1,000원이라고 가정하고, 금액도 단순화해서 이야기 해보자. 게임을 \1,000원에 서비스 해서, 차이나 유니콤이 \100원을 가져가고, 서비스권을 가진 회사(중국에서는 이걸 MSP라고 하더라.)에서 \300원, 한국 송금 수수료 \100원 이런식으로 빠지고 나면, 한국 회사가 가져가는 것은 \600원 정도가 된다. 이것도 박리다매로 극복된다고 말한다면,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 한국 업체들이 현지 법인을 세우지 않는한 대부분 중국 업체와 컨택을 통해서 진출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 컨택이 되는 중국 업체는 위에서 말한 MSP 및에서 서비스하는 업체(중국에서 SP라고 한다.)이다. 중국의 문화 특성상 한국 업체가 MSP가 되기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고, MSP에 직접 서비스하는 것 역시 만만하지 않다. 그럼 여기서 쉐어가 또 나뉘게 된다. 통산 5:5 수준을 제시받게 된다. 그럼 결국 한국업체가 받게 되는 돈은 \300원이 된다. 결국 30%이다. 이래도 박리다매가 되겠는가? 된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두 번째 이유까지 읽어보길 바란다. (참고로, 중국에서 한국의 외화 송금은 일정 규모가 되는 허가된 업체만 가능하다. 잘못 계약하게 되면, 매출이 나도 한국으로 송금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거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많은 수수료를 물게되는 경우가 생긴다. 계약을 진행중인 업체가 있다면, 송금 방법을 미리 확인하시길...)
두 번째는 3억대의 허상이다. 현재 베이징이나 상하이에가면 전세계의 최신 핸드폰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교세라폰이 인기리에 팔리기도 하고, 한국과 거의 시차없이 애니콜의 최신폰이 판매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중국의 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장밋빛 전망을 가능케 한다. 그런데, 살짝만 안으로 들어가보자. 필자는 최근에 소흥이라는 도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설명을 들을때는 상하이에서 엎어지면 코닿는 거리라고 들었는데, 고속도로를 달려서 약 4시간 걸리더라...ㅡㅡ;) 소흥은 중국내에서는 상당히 발전한 공업 도시이다. 소흥주나 황주 등의 술이 유명하기도 하고, 섬유 관련 산업이 발전하여, 중국내에서는 한국에서 대구가 가지는 정도의 섬유관련 도시로서의 위치를 가지고 있다. 발전 정도로 따지자면, 한국에서 포항, 구미, 천안, 마산 뭐, 대충 그 정도의 느낌의 도시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그런 그 곳에서 필자는 핸드폰 판매장을 찾아가 보았다. 그러나, 그곳 핸드폰 판매장은 북경과 상하이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최신형 핸드폰으로 아직 4그레이폰이 팔리도 있고, 한국에서는 2002년 정도에 판매되던 256컬러 폰이 최신폰으로 그것도 고사양 휴대폰으로 팔리고 있었다. 가격은 2,000위엔(약 30만원) 정도이니 절대로 싼 가격이 아니다. 4그레이 폰이 약 1,000위엔(약 15만원)이니 중국의 물가를 감안하면, 이 역시 싼 가격은 아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이 이곳은 상하이나 북경이 아닌 관계로 급여 수준이 다른다. 섬유 공장 현장 근로자 연봉이 15,000위엔(약 230만원, 월급이 아니다. 연봉이다.) 정도이다. 이런 시장에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서비스하겠다는 말인가? 거기다 하나 더. 필자는 소흥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대학생 10명 가량을 인터뷰했다. 그들의 평균 용돈 수준이 약 200위엔(3만원) 정도이다. 이는 학교 다니면서 먹는 식비, 차비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그런 그들에게 5위엔의 콘텐츠는 절대로 싼 가격이 아니다. 그나마, 10명중 컬러 휴대폰을 사용하는 학생은 단 1명, 나머지는 대부분 아직 4그레이의 초기 바형태의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나마, 10명중 6명이 남학생 이었는데, 핸드폰 게임을 해본 친구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 친구들은 대부분 집에서 컴퓨터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었고, 한국의 온라인 게임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미르의 전설이나 메이플 스토리를 해본 친구도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핸드폰 게임을 해본 친구는 단 한 명도 없었고, 구경해본 친구가 1명 있었다. 이 상황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중국에서도 상당히 발전된 도시에 속하는 소흥시의 경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밝힌다. 결국 제대로 된 시장이라는 것은 베이징과 상하이로 한정되어 버리는 것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인구들과 상대적으로 높은 보급률 등을 감안하더라도 가능 시장은 4000만대 이상은 힘들것이다. 그럼 결국 한국 시장과 크게 차이는 나지 않는다. 거기다 베이징, 상하이에도 아직 구형 핸드폰이 한국보다 많이 존재하며, 위에서 언급했듯이 쉐어는 \300원이 되지 않는다.(실제 서비스 가격이 \1,000원이 되지 않으므로) 아직도, 박리다매를 말할 것인가? 거기다 위에서 언급을 못했지만, 추가하자면, 중국은 땅이 넓은 관계로 하나의 이통사도 지역별로 별도의 지사를 세워 운영도 별도로 된다. 결국 베이징에 서비스하기 위한 컨텍 작업을, 상하이에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다시 해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난점이 한국의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초기 시장 선점과 노하우 축척 등의 이유와 발전을 위한 재투자라면 말리지는 않겠다. 그러나, 현재 시장의 부족과 매출처의 다변화, 새로운 매출의 창출을 위한 선택이라면 위와 같은 이유로 필자는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과감하게 아직은 시기 상조라고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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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도 밝혔듯이 이건 지극히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 바랍니다. 제 견식을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다만, 이유없고, 무성의한 테클은 사양입니다..^^:
지루한 졸필을 끝까지 읽어주신 점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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