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의 Game愛歌
캐릭터가 성장할 것인가? 내가 성장할 것인가?
29. May. 2014
90년대를 풍미했던 ‘스트리트 파이터’를 기억하는가? 아니면, 조금 더 과거로 가서 ‘슈퍼 마리오’는 어떤가? 반대로 조금 더 현재로 오면 ‘철권’이나 ‘귀무자’ 정도는 어떤가? 최소한 ‘스타크래프트’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가 뜬금없이 과거의 게임을 언급한 이유는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에 엄청나게 출시되고 있는 자동 전투 방식의 게임들을 이야기하고자 해서이다.
‘몬스터 길들이기’로 대표되는 이런 자동 전투 방식의 게임을 굳이 필자가 비판하고자 이런 주제를 꺼낸 것은 아니다. 컴퓨터 게임과 역사를 같이했다고 해도 좋을 이런 캐릭터 기반 게임은 보통 유저에게 2가지를 요구한다.
첫 번째는 캐릭터의 성장이다. 이런 캐릭터 기반 게임은 장르적 특성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게임내 다양한 요소를 통해 플레이어 캐릭터의 성장을 유도한다. 캐릭터의 레벨을 올린다거나, 플레이어 캐릭터를 더 강한 캐릭터로 교체를 한다거나, 혹은 공격 무기나 방어 장비의 강화 또는 교체를 통해 플레이어 캐릭터는 점차 강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이런 부분을 극도로 강조하면서 실제 플레이어의 플레이 부분은 대폭 줄여 캐릭터의 성장 자체에 집중하도록 한 게임이 ‘몬스터 길들이기’스타일의 자동 전투 기반 RPG 게임들이다. 이런 기획 의도는 모바일이라는 디바이스 환경과 맞물려 크게 성공하였고, 이후 많은 비슷한 형태의 게임이 출시되었고, 이 중 실적이 우수한 많은 게임이 있었다.
두 번째는 플레이어 자신의 성장이다. 초반에 언급했던 ‘스트리트 파이터’나 ‘슈퍼 마리오’, ‘철권’ 등의 대전 격투 게임 뿐만 아니라 이전의 많은 액션RPG 장르나 RTS 장르의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플레이 능력(일명 ‘콘트롤’이라고 부르는) 성장을 요구하였다. 아무리 지존 아이템을 갖춘 최강 캐릭터라도 플레이어의 콘트롤이 따라주지 못하면 작은 몬스터에게 죽는 경우가 흔했고, 임요환같은 묘기에 가까운 콘트롤을 가진 플레이어는 아주 약한 ‘마린’ 하나로 ‘럴커’를 이기는 멋진 상황을 연출해 주기도 했다.
필자는 여기서 ‘어느 쪽에 중점을 두는 것이 올바른 기획이다.’라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2가지 중 하나에 중점을 두고 유저에게 재미를 주는 기획도 가능할 것이고, 2가지를 적절히 섞어서 균형감 잡힌 기획을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다만, 최근 모바일이라는 디바이스 특성을 강조하여 천편일률적으로 캐릭터 성장 쪽에 중점을 둔 게임이 양산되는 모습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어느 한쪽에 집중된 시장의 모습은 시장의 왜곡과 기형적인 발전을 가져와 이후 성장의 한계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90년대 느와르 영화만 대량으로 양산하다 쇠락해간 홍콩 영화 시장을 이미 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플레이어의 콘트롤 능력 성장을 적절히 요구하고 있는 ‘블레이드’의 흥행은 무척 기쁜 일이라고 하겠다. 앞으로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좀 더 다양한 형태의 게임이 출시되기를 기원하여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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