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교토의 벚꽃은 어디로...
30. Mar. 2017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현재 교토에 있다. 오래된 역사의 도시인 교토는 많은 고성과 많은 문화 유산이 있고, 세계 문화 유산에 등록된 문화제도 있다. 이번 여행에서 필자는 많은 일본의 문화제를 보았다. 교토가 수도일 때 나라를 수호하는 절로 창건되었던 쿄오고코쿠지와 일본의 국보이기도 한 오층목탑도 보았고, 오래전 텐노의 명복을 빌기위해 창건되었다는 텐류지와 유명한 아라시마야 대나무 숲인 치쿠린도 보았다. 유명한 쇼군이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기 위해 지었다고 전해지는 금박으로 번쩍이는 긴카쿠지도 다녀왔고, 그외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다양한 문화제를 구경했다. 교토의 골목을 작은 렌트카로 누비며, 숨겨진 맛있는 라멘가게를 발견하기도 하였고, 커피가 너무 맛있는 와플 가게를 발견하기도 했다. 정원이 너무 예쁜 가정집을 발견하기도 했고, 산책로가 너무 멋있는 작은 아파트 단지를 발견하기도 했다. 아직 한글화되지 않은 게임 타이틀이 잔뜩 진열되어있는 게임 상가도 다녀왔고, 치킨 튀김이 너무너무 맛있는 선술집도 발견했다.
사실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은 3월말에 일주일간 교토로 여행을 왔다고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는 안타까운 마음을 스스로 달래고자 함이다. 원래 필자의 일본 교토 여행은 벚꽃 관광이 주된 목적이었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교토의 벚꽃을 보기위해 일부러 숙박 요금도 비싸고, 비행기표도 비싸고, 랜트가 비용도 비싼 성수기를 골라서 온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벚꽃의 꽃망울만 잔뜩 구경하고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예년보다 날씨가 추워 벚꽃의 개화가 늦어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천재지변이다. 돌아가기전에 제대로 만개한 것은 보기 힘들것 같다.
필자가 이런 개인적인 안타까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모든 일에 시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해서이다. 매년 많은 게임이 출시되고, 좋은 성과를 내는 많은 게임이 있지만, 사실 더 많은 게임들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 물론 이런 게임 중 상당수는 게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지금 다시 보면 제법 많은 괜찮은 게임들이 시기를 잘못 만나 사장되어 사라진다. 이런 사장되는 게임들도 성공한 여타 게임처럼 수많은 인력이 야근을 벗삼아 각고의 노력을 들여 만든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게임들이 사장되는 것은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필자가 앞서 천재지변이라는 표현을 쓴 것처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런 시기적인 문제를 예측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사업에서 운이 7할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된다. 게임 제작사 역시 하나의 기업이고, 마찬가지로 게임의 출시도 많은 운이 작용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몇 개월전부터 준비하고, 최적이 시기라고 생각해서 찾아온 교토 여행이 생각과 많이 달라지는 것은 보면서 수십개월을 준비한 게임의 출시는 더 많은 변수가 게임의 운명을 정할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많은 좋은 게임들이 필자처럼 시기를 잘못 만나 사장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교토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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